실로 긴 시간. 1997년 영화 '타이타닉'이 전세계적인 빅히트를 한 후 전혀 소식이 없던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12년만의 신작 '아바타(Avatar)'가 드디어 공개되었다.
12년 정도의 잠수라면, 게임쪽에선 흔히 회자되는 '듀크누켐 포에버' 정도로 비유할 수 있을까-_-. 그러나 제임스 카메론은 결국 결과물을 내놓긴 한다. 이 영화는 세계 최초의 '상업 극영화 실사 Full-time 3D 영화'다. [여기서 3D란 3D 렌더링 그래픽 영화라는 뜻이 아니라, 편광 안경을 끼고 보는 입체 화면 영화.] 보통 CG 애니메이션의 경우가 Full-time 3D영화였고, 실사 영화로 Full-time으로 안경을 낀 채 보는 영화는 지금껏 없었다는 얘기. ['수퍼맨 리턴즈' 같은 경우는 중간중간 2D/3D 장면이 번갈아 나와 안경을 썼다 벗었다 해야함.] 거기에 IMAX 포맷까지 포함하는 이번 '아바타'는 다양한 영상 기술 자체를 즐기는 팬들에게도 새로운 경험을 느끼게 해주려는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이 영화를 간단히 표현하라고 하면 'Ticket to the Pandora'. 어떤 표현이 제일 적절할지는 모르겠지만, 영화를 위한 세트가 아니라 '판도라 행성 현지 올로케' 영화라고 해도 무방하게 하나의 세계를 만들어냈다고 하면 맞을 것 같다. 그리고 하나하나 뜯어보면 계속 놀라운 점을 발견하게 되는데, 바로 CG와 현실의 경계가 묘하게 무너지는 느낌도 그 중 하나이다. 단순히 그저 CG로 만들어졌겠지라고 생각했던 나비(Na'vi)족의 모습들이 정말 실제 배우들의 연기이고, 그것이 후작업을 통해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는 것. 이런 환상적인 결과물은 모션 캡쳐- 퍼포먼스 캡쳐의 뒤를 잇는 제임스 카메론의 신기술 '이모션 퍼포먼스 캡쳐'[네이밍은 그냥 수퍼울트라하이퍼메가 짱 쎄다는 형용사 붙이기 놀이 같긴 하지만;]를 통한 것이라고 하는데, 정말이지 말도 안되게 정교한 페이셜(Facial) 애니메이션이나 여러가지 실사 화면과의 결합 등은 이 영화의 또 다른 볼거리라고 생각한다.
제임스 카메론은 이 영화를 IMAX DMR 3D로 볼 때 자기가 표현하고자 했던 모든 것을 가장 잘 볼 수 있다는 식의 언급을 했다고 하는데, Full-time 3D로 보는 IMAX는 나에게도 첫 경험이었고 그래서인지 더더욱 정말 재미있게 관람했다. [유일한 문제는 거대한 안경의 불편한 착용감 정도] '아바타'가 보여주는 3D 효과는 극적인 원근 표현으로 무언가 눈 앞에서 튀어나오고 다가오고 하는 롤러코스터 식의 연출보다 외계의 행성이라는 환경을 공간감있게 표현하기 위해 떠다니는 부유물이나 미세한 사물의 움직임 등을 표현하는데 역점을 둔 느낌이었다.
이 영화를 제임스 카메론 영화니까, 그가 12년을 준비한 영화니까 이런 팬보이적 감정이 아닌, 단순히 현재 IMAX DMR 3D 관람료인 16,000원이라는 가격에 납득할 수 있는 영화냐고 묻는다면 오히려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든다. 영화의 관점 자체를 '시각적으로 볼 수 있는 (말도 안되게) 놀라운 경험'이라고 하면 가능성이 있다고 하겠지만, 2시간 50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지루하지 않았다는 느낌을 가지게 하려면 이러한 기술만으로는 힘든 것이 사실 아닌가. 바로 '아바타'의 약점은 다름 아닌 이야기의 전개 방식이다.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 / '늑대와의 춤을' 등등 이미 대중에게 깊게 각인된, 비슷한 유형의 시놉시스에서 한뼘도 벗어남이 없이 진행되는 스토리는 '아바타'의 가장 큰 약점이 될 것이다.
'아바타'는 영화를 '본다'라는 느낌보다 '경험한다'라고 하는 입장에서, 조금 과장되게 21세기 영상표현력을 또 한단계 끌어올렸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이는 2012와 같은 물량적 비주얼 표현과는 확실히 다르다] 그만큼 영화 내적인 표현력과 외적인 IMAX DMR 3D라는 기술력이 모두 어우러져 '아바타'가 완성되는 느낌. 그래서 하는 얘기지만, '아바타'만은 캠버전으로 보고 '재미없네' 이런 소리 하는 사람도 좀 안봤으면 싶기도 하다;
과거작 '에일리언 2 , '어비스'부터 '터미네이터 2'(최고!)에서도 그랬고, 이후의 '트루 라이즈', '타이타닉'에서도 늘 남들보다 한발 정도는 더 딛고자 했던 제임스 카메론, 이 분은 정말 영화쟁이라는 생각을 또 강하게 해본다.
묘한건 '아바타'를 보고 나니까, '몬스터 헌터'가 땡김;
+ 이 부분은 영화 보고 온 사람들만 클릭.
사실 웃자고 들면 이 영화는 '겜돌이가 게임 접속해서 현실 망각하고 놀다가 너무 재밌어서 만렙 1등 찍고 희귀 탈것 타고 영웅 대접 받고 그러니까, 결국엔 모니터 속으로 들어가는 내용'이라고 굉장히 쉽게 요약 가능함. 영화에서 주인공이 잠깐 접종하고 졸라 빨리 밥 먹고 다시 레이드 갈라고 접속하는 그 장면에 속으로 왜 이렇게 웃기던지; 여튼 여러 모로 참 즐거운 영화 -ㅁ-)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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