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 전공과목 시험이 있었다.

한시간 정도 시험시간까지 여유가 생겨,
학교 안의 한적한 벤치로 콜라 한 캔을 들고 자리를 잡았다.

뭐 콜라 들이키면서, 시험 볼 과목 책을 주욱 훑어보던 중~
이름 모를 묘령의 여인네 2명이, 내가 앉은 벤치 끝에 앉는게 아닌가!

아니 옆에 빈 벤치 많구만;;;
굳이 뿌득뿌득 여기 앉겠다는건가? 하며 슬쩍 벤치 끝으로 몸을 옮겼다.

근데 둘이 앉아서 암말도 않다가, 한 사람이 일어나 다른데로 가버림~
뭐 별 관심없이 책 보고 있는데...
계속 앉아있던 여인네가 말을 걸기 시작했다.

'그걸 다 읽으세요?'

...원서였다. 그럼 읽어야지? 듣겠소? -_-; 라는 말은 못하고...

'네, 그냥 대충 뜻만 파악하는거지 무슨 말인지 다 알진 못하죠'
'와아~ 그래도 이런거 보고 공부하신다니 신기해요'


-_- 난 니가 더 신기해; 이렇게 대뜸 물어보다니...

으음...하며 다시 독서에 열중.

그러자 다시 질문이 들어온다.

'고향이 경남쪽이신가봐요?'
'네, 부산입니다'
'아, 전 그 옆에 진해예요. 아시죠? 진해?'
'네'
'억양이 많이 안없어지셨네. 서울에서 대학다니실 정도면, 부산에서 공부 잘하셨겠어요;
'부산에서 태어나, 서울에 4살에 올라왔으니, 서울사람이죠'


...분위기 야릇해진다.

'공학쪽이세요?'
'네'
'영어로 된 책 보는 사람들이 제일 신기해요. 저도 영어에 관심많거든요'


...슬슬 말도 이상해진다. '신기한데 관심많다.' 이해안감

'자연공학쪽이세요?'
'아뇨'


자연공학은 첨 듣는 과목;

'그런건 안배우세요?'
'네'


이윽고 결정적인 단서의 문장이 터져나온다!!

'전 자연의 이치를 공부하는 사람인데,
그런 쪽으로 뭐 연결되서 배우거나 하는건 없으세요?'



Orz... 그럼 그렇지... 난 왠 붙임성 아주 강한 대학생인가 했다;
자연의 이치라...道를 말하는걸까?

'없습니다'

난 불안한 낌새에 몸을 좀 돌려, 독서에 집중!

'시험이세요?'
'네'
'엇 그럼 제가 방해했군요?'


응; 방해했어;

그리고 갑자기 주섬주섬 가방을 뒤진다...

시험공부하는거 알았으니, 포기하겠군 하며 책을 보는데...
오금을 저리게 하는 또 하나의 대사가 터져나오고...

'샌드위치 좀 드실래요? 제가 만들었거든요'

끄어억~ 정체가 모야...
왜 만드신걸, 절 주시나요~

'괜찮습니다, 방금 밥먹었어요'

그러자 다시 샌드위치를 가방에 넣는다.

진짜 생까기 모드 돌입. 책에만 정신을 집중했다.

..그러니까 괜히 미안한지, 두리번거리다 어디론가 가버림;;;

그후, 뭘까 뭘까 고민하던 차에...
시험시작 10분전인걸 알고, '젠장!!'을 외치며, 강의실로 뛰어갔다.

...

뭘까요? -_-a
2004/05/07 02:55 2004/05/07 0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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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살찐고양이 2004/05/07 03:13 URL | MODIFY/DELETE | REPLY

    도를 아십니까?

    이거 아닐까요 (...)

  2. tahoma 2004/05/07 08:30 URL | MODIFY/DELETE | REPLY

    사진은 찍으셨나요 ?
    한 방 남겨주셔야;;

  3. Mr.R 2004/05/07 11:58 URL | MODIFY/DELETE | REPLY

    살찐고양이님 // 그게 저희가 흔히 아는 그런 접근법에서 상당히 벗어난 형태여서 적잖이 당황했습니다. 도를 아십니까? 업계도 상당한 고민을 하는 듯;;

    tahoma님 // 정말 찍어보려고 했는데, 그 때 디카배터리가;;

  4. cyclonex 2004/05/07 12:07 URL | MODIFY/DELETE | REPLY

    허어... 요즘 도를 아십니까를 이렇게 물어보다니..
    세상 참 좋아졌네;;;
    그래도 기분은 좋았겠구려 +_+;;

  5. Mr.R 2004/05/07 12:21 URL | MODIFY/DELETE | REPLY

    얼굴을 힐끔힐끔 쳐다보긴 했는데, 내 타입은 아니더라고... -_-

    道업계도, 인물 위주로 영업사원 뽑아야 전망이 밝아보임;

  6. 함장 2004/05/11 21:06 URL | MODIFY/DELETE | REPLY

    너무 잼이쓰요 ㅠㅠ)b

  7. Mr.R 2004/05/11 21:22 URL | MODIFY/DELETE | REPLY

    함장님>
    우핫! 드디어 제 블로그에도 함장님의 손길이~ ^^ 저 날은 저도 무지 당황했습니다! 근데 나름대로 성심성의껏 대답은 해줬네요. 지금 생각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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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쓰고 있는 중국단어 중에 근래 들은 재미있었던 것!

1. Metallica => 금속악단 金屬樂團 -_-

2. Queen => 황후악단 皇侯樂團 -_-

...

납득해버렸으니, 반박의 여지가 없다;

또 하나 덧붙이자면...

회사에서 최근 중국과의 계약을 위해, 사내에서 서류작업을 하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던 중....
게임관련 단어를 중국말로 바꿔놓은 프린트물을 발견!!

게임의 제작파트를 부를 때, 그래픽파트는... 중국어로 무려 '도형부'(圖形部)!!

그래서 바로 앞에서 텍스쳐 작업하시던 분께 응용해보았다.

'저 2차원 도형부의 xxx씨, 지금 작업 잘 되세요?'

'_';

... 강하다! 넓다! 괜히 '中'국이 아니다;
2004/05/06 17:58 2004/05/06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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